Life &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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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이나 
타임슬립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 스토리를 좋아한다. 타임슬립에 관한 영화는 과거와 현재 또는 미래를 한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시간에 관한 영화는 과거에 주요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재는 바뀔 것이며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인물의 영향을 받지 았는다면 또 다른 현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가 물리고 물려있는 사건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 인지 궁금해진다. 

'시간 이탈자' 역시 범죄 스릴러 영화 로서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다룬 측면에서 재미있게 보았다. '엽기적인 그녀', '피아노 치는 대통령', '클래식',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무림여대생', '사이보그 그녀' 등으로 유명한 곽재용 감독의 작품으로 임수정(윤정/소은 역 1인 2역 ), 조정석(지환 역), 이진욱(건우 역) 정진영 (강반장 역)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시간이라는 연결고리로 살인 사건을 전개하지만 '환생'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과거의 남녀가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서로를 알아보고 다시 만난다는 내용이 살인사건 보다 더 주된 영화의 주제인 것 같다. 범죄 사건의 해결 뒤에 오는 사이다 같은 궁금증 해결과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첫 장면은 평행이론과 같은 장면으로 시작된다. 1983년 1월 1일, 고등학교 음악교사 지환(조정석)은 같은 학교 동료이자 화학교사인 여자친구 윤정(임수정)에게 청혼을 하려고 한다. 이때 윤정은 소매치기를 당하고 지환은 소매치기 범을 쫓던 중 소매치기의 칼에 찔려 큰 수술을 받는다. 

2015년 1월 1일 같은 시각 강력반 형사 건우(이진욱)은 같은 장소에서 작전 수행 중 범인을 발견하고 쫓으며 범인과 싸우던 도중에 총상을 입게 된다. 건우 역시 같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한다. 




이후 지환과 건우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꿈을 통해 서로 지환의 과거와 건우의 현재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서로 믿지 않다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하고 꿈에서 보았던 일들이 하나둘씩 사실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꿈이 아니란 것을 알아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사람임을 인지하면서부터 영화 속 주된 사건이 시작된다. 


건우는 30년 전 미제 사건을 검토하던 중 꿈속에서 본 지환의 연인 윤정이 살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환 역시 꿈을 통해 건우가 미제 사건을 검토하는 것을 보게 되고 자신의 연인인 윤정의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진환은 윤정을 지키고 죽음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지만 막지 못하고 윤정은 결국 살해된다.



1983년의 지환은 2015년의 건우를 통해 진짜 범인을 잡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지환은 범인이 학교 강당을 불태워 49명의 학생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 강당의 화재로 인한 대참사를 막기 위해 예정된 시간에 소화기를 들고 달려가 학생들을 구하고 화재를 막는다. 2015년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학교에 온 건우는 강당이 이전에 보았던 현대식으로 재건축되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과거의 지환이 화재를 막아 미래가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사건을 쫓던 중 건우는 꿈속에서 보았던 1983년의 윤정과 똑같이 생긴 소은(임수정)을 만나게 된다. 소은 역시 윤정이 근무했던 같은 학교의 화학 선생님으로 근무 중이었다. 소은과 사이에 바바리맨으로 몰리는 소동을 겪은 후 건우는 소은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 저녁식사에 초대하지만 소은은 납치되고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건우는 소은의 납치범을 찾던 중 1983년의 사건과 2015년의 사건 모두에 강반장이 연루되어 있음을 알아채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반장의 집으로 간다. 



강반장과 마주친 건우는 강반장으로부터 30년 전 지환으로부터 듣게 된 이야기와 소은을 납치한 이유, 자기 아내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강반장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건의 전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은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을 죽여야 한다고 외친다. 강반장 역시 지환과 건우 사이에 일어난 믿기지 않는 일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건우가 강반장을 향에 총을 겨누고 있는 사이 건우의 눈으로 꿈을 통해 강반장 자신을 보고 있을 1983년의 지환에게 자신을 죽이라는 말을 남기고 강반장은 자살한다. 


강반장의 자살을 본 지환 역시 사건의 미래에 일어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지만 자신의 제자인 어린 시절 강반장을 죽이지 않는다. 이후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고 있음에도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 학교로 가게 된다. 학교에서 범인을 목격한 현주를 납치한 범인과 맞닥뜨리고 범인과 혈투 끝에 어린 강반장과 미래의 강반장의 아내가 될 현주를 구하고 윤정을 살해한 진짜 범인과 함께 유명을 달리한다. 



범인과 지환의 죽음으로 건우의 미래는 바뀌었다. 강력계 형사였던 건우는 음악선생님으로 바뀌고 강반장도 같은 학교 선생님으로 가족과 함께 모두 무사한 미래를 맞이한다. 끝으로 지환과 윤정이 건우와 소은으로 환생한 것임을 알 수 있는 장면이 나오고 청혼과 함께 다시 태어나도 만날 것이라는 청혼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서 끝이 난다.


윤정: 나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모습 이대로 태어날 거야  지환 씨가 날 알아볼 수 있게. 우리 꼭 다시 만나. 알았지.
지환다음 생에 서윤정이 뭘로 태어나든. 어디 있더라도 내가 꼭 찾아낼게 


과거의 지환과 윤정이 죽지 않았다면 현재의 건우와 소은은 없었을 것이다. 과거의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이 환생으로 다시 이루어진다는 전설에 고향이나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타임 슬립이라는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이야기적 장치로 환생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처음 사건의 시작도 나쁘지 않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가볍게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먼저 영화 제목이다. 감성 스릴러 라면 거기에 맞는 좀 더 어울리는 제목이었으면 했다. 과거의 지환과 현재의 건우 두 주인공이 꿈으로 연결된다는 설정에 '시간 이탈자'라는 거창한 제목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시간 이탈자'는 왠지 두 주인공이 영혼이 바뀐다든지 자신이 살고 있는 시간대에서 벗어나는 느낌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살고 있는 시대를 벗어나는 일은 없다. 단지 상대방의 꿈을 통해 과거를 보거나 미래를 보는 것이 전부이다. 영화의 제목은 본격 추적 액션물처럼 느껴지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 범인을 잡기 위한 남자 주인공들의 사건 추리 정도이다. 내용이 세밀하지 않아 추적이나 추격의 느낌은 많이 나지 않는 것 같다. 마지막에 몸싸움이나 흉기를 휘두르는 액션신이 나오긴 하지만 영화 제목에 어울릴만한 추격신이나 액션신이 나오지는 않는다. 

좀 더 스케일이 큰 사건이었다면 어울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재목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러브스토리를 담으려 하다 보니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영화의 내용이 사랑에 대한 감성을 다루고 있다면 곽재용 감독의 다른 영화처럼 좀 더 익숙하고 친근한 제목이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따라 파해 처가며 범인을 추적해가는 설정은 재미 있는 설정이었다. 다만
 주인공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디테일함이나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강반장이나 범인 캐릭터를 좀 더 부각시키기 위한 어떤 장치나 스토리가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사이코 패스가 사람을 죽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긴 하겠지만 영화의 소재를 생각한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유 없는 죽음과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 설정으로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에는 실패한 것 같다. 범인에 대한 스토리나 사건을 저지르게 된 개연성이 부족하다 보니 범인이 밝혀진 이후에도 '뭐지? 또는 누구지?' 하는 관객이 많았을 것 같다. 

소재는 좋았지만 107분이라는 러닝타임에 범죄 스릴러와 감성을 자극하려는 러브 스토리를 넣으려다 보니 짜임새 있는 구성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사건의 흐름이나 연속성 있는 스토리 라인을 좀 더 넣고 사건 간의 연결고리를 자세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았다.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물들에 대한 특징을 좀 더 부각시키고 스토리와 사건과 인물들 간의 개연성을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한다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감성 추적 스릴러라는 장르 내세웠지만 스릴러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한 것 같다. 곽재용 감독 영화의 장점인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스릴과 재미를 불어 넣으려고 했던 것 같다. 감성적인 면에서는 좋았으나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사건에 대한 개연성과 구성, 인물들에 대한 디테일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느 한쪽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면  재미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아주 지루하거나 재미가 전혀 없지는 않기 때문에 기대 없이 가볍게 본다면 곽재용 감독의 지난 영화와 비슷한 사랑에 대한 의미나 감수성을 흔들만한 영화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이기 때문에 깊이 생각하거나 의미와 이유를 따지지 않고 범죄 스릴러의 측면보다는 영화 '사랑과 영혼 (Ghost, 1990)' 처럼 연인 간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한다면서 본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손익분기점이 260만이었지만 총동원 관객 수는 약 120만으로 막을 내렸다. 좋은 배우들의 출연이었지만 조금 안타까운 흥행 스코어다. 이미 많은 영화나 드라마가 타임슬립을 주제로 제작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스토리 라인과 구성이 탄탄하지 않으면 관객의 기대감을 채우기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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